원자력硏, 원전 전열관 슬러지 최소화 기술 개발
원자력硏, 원전 전열관 슬러지 최소화 기술 개발
  • 정세라 기자
  • 승인 2020.04.20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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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러지 억제 pH조절제·pH 값 최적 조합 원리 규명
원자력연구원 연구팀이 증기발생기 전열관 부착 슬러지 실험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 한국원자력연구원
원자력연구원 연구팀이 증기발생기 전열관 부착 슬러지 실험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 한국원자력연구원

원자력발전소 냉각수 속 금속 전열관의 슬러지, 즉 ‘녹’은 가장 큰 위협요소로써 이를 획기적으로 줄여 원전의 안전성을 높이는 수화학(水化學)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박원석)은 20일 국내 최초로 원전 증기발생기 전열관 슬러지 부착 모사 실증장치와 슬러지를 저감할 수 있는 수화학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기술은 원자력분야 전문 학술지 ‘Annals of Nuclear Energy’ 4월호에 게재되어 많은 다운로드 횟수를 보이며 학계와 산업계에서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현재 원전에서는 냉각수가 금속으로 된 전열관을 부식시키지 않도록 증기발생기 속 냉각수에 pH 조절제를 첨가해 알칼리성을 유지하는 기술을 사용하고 있으며, 원자로에서 핵분열로 발생한 열은 전열관을 통해 증기발생기 속 냉각수로 전달되어 증기를 만들고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한다. 하지만 전열관 표면에 슬러지가 붙으면 냉각수로 열이 잘 전달되지 않고, 슬러지가 붙은 부분은 부식이 가속화될 뿐 아니라 유로(流路) 막힘이 발생해 비파괴 검사의 신뢰도까지 떨어트린다.

원자력연구원 전순혁, 이지민 박사는 여러 조합을 비교 분석해 전열관에 부착되는 슬러지 양을 최소화하는 ‘pH 조절제 종류’와 ‘pH 값’을 찾아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국내에서 주로 사용하는 에탄올 아민으로는 pH9를 유지할 때보다 암모니아로 pH10을 유지할 때 슬러지 양이 최대 68% 줄어들었다. 이에 연구팀은 먼저 증기발생기 속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이크로 크기의 수많은 구멍이 존재하는 슬러지를 정확히 모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이를 활용해 국제적으로 널리 사용하는 다양한 pH 조절제와 pH 범위의 최적의 조합을 찾아낼 수 있는 실증장치를 개발해 냈다.

이를 통해 현상은 물론 그 원리까지 알아낼 수 있었다. 물 속 나노입자가 갖고 있는 전하 크기를 나타내는 제타 전위(zeta potential) 개념을 이용해 수화학 조건에 따른 슬러지 입자의 변화를 규명함으로써 슬러지를 최소화할 수 있는 원리를 학술적으로 입증하는 성과도 이룬 것이다.

연구를 이끈 허도행 박사는 “이 기술이 가동 원전의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것을 기대한다”면서 “직접적으로 pH 조절제 변경을 위한 원전 사업자와 규제기관의 기술적 근거자료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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