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태양광 활성화에도 국내 업체 ‘웃지 못해’
전 세계 태양광 활성화에도 국내 업체 ‘웃지 못해’
  • 정세라 기자
  • 승인 2019.07.16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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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약세 지속 및 경쟁력 약화로 실적 개선 어려워
수출입은행 “판매선 지역적 다변화 필요”
[사진제공 = 한국수출입은행]
[사진제공 = 한국수출입은행]

올해 전 세계 태양광발전 수요가 130GW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국내도 태양광 설치량이 1분기 615MW를 포함해 올해 총 2GW를 웃돌 것으로 예상되면서 시장이 활성화를 띄겠지만 제조기업들은 가격 약세 지속과 경쟁력 약화로 인해 실적개선이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여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수출입은행은 최근 ‘2019년 1분기 태양광 보고서’를 공개하고 중국 태양광 지원제도의 불확실성 제거 및 제품가격 하락에 따른 경제성 향상 등으로 올해 세계 태양광 수요가 순항 중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올해 중국 태양광 수요는 당초 40GW를 밑돌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며 미국, 인도 및 일본 등 주요 태양광 수요국도 전년대비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점쳐진다. 또 신흥시장으로 분류되는 스페인, 네덜란드, 베트남에서 2GW 이상 수요가 발생하는 등 큰 폭의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될 경우 올해 세계 태양광 수요는 130GW를 넘어설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수출입은행은 밝혔다.

주요 국가별 태양광 시장 동향을 살펴보면 우선 중국은 올해 설치량이 40~46GW로 전망된다. 중국 정부는 2021년까지 태양광 보조금을 제로로 만드는 방향으로 새로운 지원제도 변경을 계획하고 있다. 태양광발전에서 나오는 전기를 우선 구매해주고 구매기간을 20년을 보장해주는 대신 그 가격은 석탄발전 가격을 기준으로 구매한다는 것이다. 이에 기존 발전차액지원(FiT) 대비 구매가격이 낮아지지만 20년간 고정가격으로 구매해 줌에 따라 전기가격 변동에 따른 사업리스크를 줄여주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태양광 제품 가격 하락으로 인해 장기적으로 태양광 발전단가는 떨어질 여지가 높아 FiT 가격도 향후 추세적으로 낮아질 전망이다. 2014년 중국 태양광 발전단가는 MWh당 176달러였으나 일부 지역은 지난해 2분기부터 이후 MWh당 50달러대에 진입해 석탄 발전단가와 비슷해진 상황이다.

지난해 보호관세 부과에도 불구하고 10.6GW의 설치량을 기록했던 미국은 올해 12GW에 육박하는 설비를 건설할 전망이다. 지난해 세이프가드 발동에 따른 관세부과로 비주거용 및 대형 태양광 수요가 감소했지만 관세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가정용 수요가 증가하면서 예상보다 양호한 설치량을 기록했다. 특히 대형 태양광 발전소의 전력구매계약(PPA) 체결 규모는 사상 최고 수준인 13.2GW에 달했다. 올해에는 설치량이 12GW를 웃돌 것으로 예상되며 투자세액공제제도(ITC: Investment Tax Credit)가 일몰되는 2021년에는 15GW를 넘어설 전망이다. 독일은 1분기 1.27GW를 포함해 올해 최소 4GW 이상 설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독일은 배출권 및 원료가격 상승으로 인해 석탄발전 경쟁력이 하락하고 있는 상황으로 원전 폐쇄에 이어 석탄발전도 중단할 방침이다. 2030년 독일 전기생산의 절반이 풍력 및 태양광에서 나올 것으로 예상되며, 발전분야 온실가스 배출의 60%를 절감할 계획도 독일 태양광 수요 증가의 동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독일 태양광수요는 FiT제도에 기반한 가정용을 중심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향후 수요도 가정용이 주도할 전망이다.

일본의 올해 태양광 설치량은 제도 변경 전 수요 집중으로 전년대비 28% 증가한 8.5GW로 예상된다. 2015년 3월 높은 보조금 지원제도 하에서 허가된 태양광 프로젝트 중 33GW가 건설되지 않았으며, 내년 3월까지 완료가 안 될 경우 예정 보조금의 절반 정도가 삭감될 전망이다. 특히 건설이 미뤄져 왔던 태양광 프로젝트가 올해 및 내년 초까지 설치될 것으로 예상되며 예상 설치용량은 약 17GW에 달해 내년까지 일본 태양광 수요는 양호할 전망이다. 일본은 재정부담으로 인해 FiT 방식에서 경매방식으로 태양광제도를 전환했으며, 지난해 9월 첫 경매가 이뤄졌다. 글로벌 기준으로 일본의 태양광 발전단가는 비싼 토지비용 때문에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일본 정부가 예상하는 가격까지 태양광 발전단가가 하락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새로 도입된 경매제도 정착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경우 RPS 및 재생에너지 3020 등 정부의 보급 확대 노력으로 올 1분기에 615MW가 설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국내 태양광 총 설치량은 지난해에 이어 2GW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며 이로 인해 국내 태양광산업은 크게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4월까지 폴리실리콘·잉곳 수출은 전년대비 64% 감소한 1억 4300만 달러였으며 태양전지·모듈 수출액은 전년대비 22.6% 감소한 5억 6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수출입은행은 폴리실리콘 가격 약세가 지속되고 있으며 폴리실리콘 수출의 90%를 차지하는 중국향 수출이 전년대비 52.3% 감소했다고 밝혔다. 수출 감소의 주요인은 공급과잉으로 인한 폴리실리콘 가격 하락 및 중국 업체들의 설비증설로 인한 폴리실리콘 자급률 상승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수출 감소 추이가 지속될 경우 올해 폴리실리콘 수출액은 7억 달러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4월까지 모듈 수출은 전년대비 22.5% 감소했으나 태양전지 수출은 전년대비 220% 증가한 8300만 달러를 기록했다. 국내 기업들이 미국 세이프가드 대응의 일환으로 현지 모듈공장 건설을 통해 모듈생산을 늘리고 있으며 이로 인해 모듈생산에 필요한 태양전지 수출이 증가했다고 수출입은행 설명했다. 특히 올해 미국 태양광 설치량이 전년대비 20% 증가한 12GW에 달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현지 모듈 수요 증가로 인한 태양전지 수출은 전년대비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기업실적은 전년에 이어 1분기에도 부진을 이어갔다. 가격약세 지속 및 경쟁력 약화로 인해 내수시장 활성화에도 불구하고 실적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폴리실리콘 가격약세 영향으로 1분기 OCI사의 매출 및 영업이익도 감소했으며 웅진에너지의 경우 중국 잉곳업체와의 경쟁에서 밀려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했다. 국내외 태양광 수요가 호황인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기업들의 경영환경은 어려운 상황이다. 내수시장 활성화에도 불구하고 중국 업체들의 물량공세로 인한 제품가격 급락으로 국내 제조기업은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제2차 구조조정 과정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판매선의 지역적 다변화 및 내수시장에서 점유율 확대가 필요해 보인다.

수출입은행은 태양광 기업 간 수익성 격차가 확대되고 있으며 이는 선도기업 중심의 시장재편으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점차 선도업체와 후발업체간 생산규모 격차가 커지고 있으며 선도업체들은 제품가격 급락 상황에서도 매출 증가 및 높은 수준의 수익률을 유지하고 있다. 하반기 추가적인 제품가격 하락 시 경쟁력이 떨어지는 업체들의 가동률은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며 이로 인해 선도기업의 지배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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