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류재선 한국전기공사협회 회장
[인터뷰] - 류재선 한국전기공사협회 회장
  • 김경섭 기자
  • 승인 2021.05.05 11: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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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공사업계 백년대계 ‘중앙회 사옥 이전’ 만반
‘스마트 전기안전 AI센터’ 중대사고 미리 사전예방
1만 6천여 회원사 생명줄 분리발주 업역 수호 ‘혼신’

전기공사업법 제 25조에 의거해 1960년 설립된 전국 1만 6,000여 전기공사업 회원사로 구성된 국내 유일의 법정단체인 한국전기공사협회를 이끌고 있는 류재선 회장의 행보(行步)는 하루 24시간이 모자를 정도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난 2020년 2월 26일 제26대 회장으로 선출된 이후 코로나 19 영향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전기공사업계의 경쟁력 강화 대책 수립은  물론 협회 회원들의 경영환경 개선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협회 설립 61년 만에 전기공사업계의 새로운 100년을 미리 내다보고 추진 중인 오송 사옥 건립과 지난 56회 정기총회 의결에 따라 중앙회 오송 사옥 이전 문제 등 손꼽아 헤아릴 수 없는 현안 해결을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뛰고 있다.

류재선 회장을 중앙회 협회에서 만나 1만 6,000여 회원사의 권익보호와 전기공사업계의 백년대계 차원에서 준비 중인 오송 사옥 건립 및 중앙회 이전 등에 관해 들어봤다.

Q.  지난 제25대 회장으로 3년 간 재임하고, 2020년 2월 26일 제26대 회장으로 연임한 후 벌써 1년이 훌쩍 넘어갔다. 재선 성공 4년 여 동안 느낀 소감과  업적은.

- 지난해 1만 8천여 회원으로부터 업계 및 협회를 위해 다시 한번 봉사할 수 있는 기회와 함께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며 업계의 성장 동력 확충과 회원 권익신장을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했다. 부동산 규제강화로 인한 건설경기 장기불황과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운 상황이 이어졌지만, 전기공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반을 확충하고 대·중소기업의 동반성장과 회원 서비스를 강화하는 등 지속적인 변화와 혁신으로 회원사의 경영환경 개선에 최선을 다했다.

특히 국회, 정부, 지자체 등 관련 기관과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불합리한 법제도와 규제 개선을 위해 힘써 왔다. 먼저, 회원 모두가 하나 되어 통합발주를 확대해 대형건설사 중심으로 시장구조를 개편하려던 ‘스마트 건설기술 활용 촉진을 위한 특별법안’ 제정의 철회를 이끌어 전기공사 분리발주 제도의 당위성을 확보하고 전기공사 시장의 입지를 강화했다.

올해 4월부터 시행되는 ‘전기안전관리법’ 제정으로 전기설비의 안전점검 확대 및 전기설비 안전등급제 도입을 통해 업계의 지속적인 먹거리를 확보하고, 최근에는 전기공사 무등록업자에 대한 불법(재)하도급 금지 규정을 강화한 ‘전기공사업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앞으로 불법 하도급 행위 근절을 통한 업계의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국가철도공단, 토지주택공사 등 공공 발주기관의 간이형종심제 공사에 과도한 시공실적 기준 완화와 불공한 평가항목 제외 등을 통해 공정하고 합리적인 경쟁 환경을 조성하였고, 대기업의 공공 전기공사 도급 하한가를 10억원으로 제한하는 규정을 국가·지방계약법 예규에 반영하여 중소 전기공사기업의 공사참여를 확대했다.

이 밖에도, 시공업계 최초로 전기공사기술자의 통장형 경력수첩을 스마트폰으로 확인 가능한 전자경력카드로 전환하였고 지난 12월 27일부터 상용화해 제도 선진화를 통한 회원 서비스의 편익을 도모했다.

지난해 8월 전기공사 기술인재 양성의 요람이 될 오송 사옥을 착공해 현재 20%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지난 제56회 정기총회 의결에 따라 중앙회 사옥이 오송으로 이전하기로 결정됨에 따라 업계 백년대계를 위한 협회의 오송시대 개막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협회는 이러한 기반을 바탕으로 업계 경쟁력 강화와 신규사업 추진을 통한 미래 성장동력 발굴에 힘써 전기공사업계가 한 단계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하겠다.

Q.  부동산 규제 강화로 인한 건설 경기 불황과 코로나 19 장기화에 따른 협회와 전기공사업계의 가장 큰 애로사항은 무엇인가.

- 협회는 코로나 19 감염병 사태에도 불구하고 회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기 위하여 적극적으로 노력해 왔으며, 특히 지난 2월 24일 개최된 제56회 정기총회는 서울 중앙회 및 전국 21개 시도회 회의실에서 소속 대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참석자 확인과 발언권과 투표권 등을 보장하기 위해 시공업계 최초로 실시간 온라인 화상시스템 방식으로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회원들의 의견을 충실하게 수렴하는 등 새로운 총회 방식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이외에도 협회와 전기공사업계 발전을 위한 다양한 의견수렴 과정이 있었지만, 정부의 방역수칙에 따른 인원제한 집합금지 등으로 다수의 의견을 수렴하고 회원간 친목과 교류를 증진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전기공사업계는 2018년 하반기 이후 기록적 감소세를 지속하던 건설 투자가 정부의 토목 투자 증가, 대형 플랜트 공사 기성, 비주거용 건물 및 토목 건설의 증가로 2020년에는 전년 대비 4.2% 늘어나는 양상을 보이는 한편, 태양광 발전설비공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코로나 19사태의 영향에도 불구하고 2020년도 전기공사 실적을 접수한 결과 전년대비 3.8% 증가한 32조5천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인허가 실적이 부진하고 동행지표인 투자와 기성이 감소하는 등 지표 간 괴리가 커지고 있어 경기 전반에 불확실성이 확대돼 올해의 실적 전망은 코로나의 영양으로 민간부문의 침체와 공공부문의 건설투자 증가도 한정적일 수밖에 없어 전반적으로 부진할 것으로 예정되는 등 점점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그래서 올해는 백신 접종을 통한 집단면역이 하루빨리 형성되고 국민들의 일상이 회복되어 회원님들과 거리감 없이 더 가까이서 소통하고, 건설투자가 증가하여 전기공사업계의 경영환경이 개선되길 바란다.

Q. 협회 회원사들의 간의 중앙회 서울사옥을 매각하고 오송으로 이전하는 대해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중앙회 사옥 오송 이전 배경과  추진계획에 대해 회원사들에게 자세히 설명해 달라.

- 협회는 그간 3년의 준비과정을 통해 지난해 8월 오송 사옥을 착공했다. 협회 61년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사업으로 업계의 백년 미래를 책임져야 하기에 오송사옥 건립추진위원회, 자문위원회, 시도회장회의, 이사회 등을 통한 회원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여 체계적인 과정을 거쳐 2020년 제55회 정기총회를 통해 오송사옥 건립이 최종 확정했다.

오송사옥이 준공될 경우 당초 교육과정 담당 부서인 인재개발원과 기술 관련 부서만 오송으로 이전할 계획이었으나, 향후 중앙회와 오송사옥 이원화 운영에 따른 비용부담이 우려된다는 회원의 뜻을 반영해 중앙회 등촌동 사옥 매각 및 오송 이전방안을 검토하게 되었다.

검토 결과에 따르면, 중앙회의 오송 이전을 통해 다양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우선 중앙회의 서울과 오송지역 운영 이원화에 따른 고정비용을 절감해 협회의 재정 건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

또한, 국내 유일의 경부·호남 고속철도 분기점 KTX 오송역이 있고 세종시와 인접한 지리적 이점을 통해 접근성 강화로 인한 회원사 편의성 및 대면 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도모할 뿐만 아니라, 지방이전으로 분산된 정부, 발주처 등 관계기관과의 접근성 향상으로 신속 대응을 통한 법제도 개선과 기술개발에 있어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이에 따라 많은 회원이 중앙회의 서울사옥 매각 및 오송 이전을 희망해 지난 2월 제56회 정기총회에서 표결한 결과 약 82%의 대의원 찬성으로 중앙회 서울사옥을 매각하고 오송부지에 본관동을 신축하여 이전하기로 결정되었다.

오송 사옥 건립은 1차로 오송부지에 현재 건립 중인 건물(교육동, 교육실습동, 생활관)을 금년 12월에 준공할 예정이며, 2차로 현재 건축 설계 중인 본관동은 2022년 10월 준공 목표로 준비 중이다.

또한, 매각 수익률을 극대화하고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매각 주관사를 선정하여 체계적인 절차를 거쳐 진행할 예정이며 중앙회가 오송에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 차질없이 준비하고 있다.


Q.  오송 사옥에 개관 예정인 ‘스마트 전기안전 AI센터’에 대해  많은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스마트 전기안전 AI센터’ 설립 취지와 역할에 대해 설명을 부탁드린다.

- 현 정부는 2022년까지 산재 사망자를 60% 이상 감축한다는 목표를 세울 만큼 안전이 산업현장의 핵심으로 자리 잡으면서 관련 법·제도가 우후죽순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김용균법으로 불리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 법률이 시행돼 사업주가 산업재해의 책임을 물게 된 지 얼마 되지 않은 가운데 올해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제정되면서 사업주가 이중으로 처벌받는 불합리한 정책이 이어져 전기공사업계의 경영환경은 더욱 악화되고 있는 현실이다.

하지만 전기공사업계는 작업자에게 안전교육을 체험토록 할 인프라가 전무해 실습 위주의 교육이 아닌 이론 형식의 교육만 할 수 있는 열약한 상황이며, 실질적으로 전기재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관련 법·제도 강화보다는 체험 위주의 교육 인프라 구축에 투자가 필요한 실정이다.

이에 협회는 현재 오송부지에 건립중인 교육동의 지상 1~2층 일부를 활용, 580여평(연면적 1893.3㎡) 규모로 국내 최초의 전기공사 중심 안전체험관인 스마트 전기안전 AI센터를 개관할 예정이다.

최첨단 교육 인프라를 갖춘 스마트 전기안전 AI센터는 가상현실, 증강현실 등 최첨단 인공지능 기술을 집약시켜 실제 전기공사현장을 재현하고, 송전탑 작업, 활선작업차 및 무정전공법, 고압케이블, 고소작업, 밀폐 공간 작업 등 전기공사 현장의 모든 것을 체험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일례로 중대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은 전주 공사에 대비해 실제 현장 환경을 구성해 교육생들에게 직접 체험하도록 하여 기초적인 안전의식의 중요성을 각인시키게 될 예정이다.

이곳을 통해 년간 1만7600여명 가량의 교육생을 배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장기적으로 안전한 산업 환경을 만들려면 협회만의 노력으로는 역부족으로, 기업과 협회, 정부가 모두 힘을 합해야 성취할 수 있으며, 정부에서는 예산지원을 포함한 다양한 정책 지원을 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Q. 건설업계의 지속되는 분리발주 무력화 시도, 통신과의 업역 경계 모호화로 인한 업역분쟁 등으로 전기공사업계가 어려움이 많다. 이와 관련한 향후 협회차원의 대응책은 어떤 것이 있나.

- 협회는 지난해 대형건설사 중심으로 시장구조를 개편하려던 ‘스마트 건설기술 활용 촉진을 위한 특별법(안)’ 제정 철회를 끌어내는 한편, 2017년부터 분리발주 대응시스템을 강화해 입찰대응 (1,127건), 발주기관·중앙건설기술심의위원 등을 대상으로 분리발주 제도 안내, LED바닥신호등 품셈제정 등 전기공사 업역을 수호·확대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왔으며 구체적인 성과(성과금액 8,193억원)를 거두었지만, 여전히 민간분야의 무분별한 통합발주가 자행되고 있다.

이에 협회는 분리발주 제도를 위협하고 전기공사를 고사시키는 졸속 법안 및 불합리한 입찰에 대해 지속해서 대응하는 한편, 분리발주 사각지대에 놓인 민간공사 분야 집중 대응을 통해 공공부문의 분리발주 및 공정경쟁 입찰환경이 민간부문까지 확대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해 나갈 것이다.

또한, ICT 융복합으로 인한 새로운 산업 분야의 경우 전기, 통신의 결합으로 분리발주가 어려운 공종이 생기는 만큼 통신업계와의 강력한 마찰이 예상되지만, 한국전기산업연구원 및 관계기관 연계를 통해 선제 대응이 필요한 신산업 분야 발굴 및 전기공사 타당성 심층 연구로 전기공사 업역 편입 방안을 최대한 마련하겠다.

이와 함께 전기공사업법 개정, 표준품셈 제정, 발주기관 홍보을 강화하고, 장기적으로는 통신과 업역 관련 T/F을 만들어 상생 협업방안을 구축하는 등 전기공사업계의 미래 성장기반 마련을 위해 노력해 나가겠다.

Q.  마지막으로 내외전기통신저널 독자들과 1만 8천여 회원들에게 하실 말씀은?

- 독자 여러분과 전국의 1만8천여 회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회원의 뜻을 경청하고, 초심을 잃지 않는 협회장이 되겠다.
 
우리의 주변환경은 에너지 전환과 4차 산업혁명, 그린뉴딜 이라는 커다란 흐름 속에 놓여있습니다. 이런 큰 흐름 속에서 방향성을 잃지 않고 업계의 새로운 살길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업계의 단결된 힘이 어느 시기보다 절실한 시기이다.

회원 여러분들의 한결같은 성원과 격려에 진심으로 감사를 드리며, 앞으로도 힘과 지혜를 하나로 모아준다면, 어떤 어려움과 난관이 덮치더라도 능히 이겨낼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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