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탐방] 배정환 ㈜큐아이티 대표를 만나다.
[기업탐방] 배정환 ㈜큐아이티 대표를 만나다.
  • 정세라 기자
  • 승인 2020.03.25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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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전원장치·고조파 필터·아크탐지 시스템 개발
다품종 소량 생산…설계·구매자재·생산기술&제조 특화

전기변환 장치·전기전자 부품·발전기 제조 및 소프트웨어 개발 등 제품 및 시스템 전문기업인 ‘㈜큐아이티’(대표 배정환)는 지난 2012년 4월 설립해 산업기술평가관리원으로부터 산업융합원천과제로 선정된 이후 기업부설연구소, 클린사업장, 고용창출지원사업 등에 대한 승인과 창업성장과제, 산업원천기술개발과제에 참여한 R&D 전문기업이다.

ESS용 Converter, 특수 전원장치, 초고압 GIS용 가스 모니터링 시스템 특허 등을 보유하고 있는 큐아이티는 전력전자기술을 응용 및 ESS 구현에 필요한 DC/DC 및 DC/AC Converter 제품 개발, Battery 수명진단 및 이종 Battery 연계기술 등을 개발해 독립형 전력시스템 구현에 필요한 기술과 제품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 리액터 포화여부 판단 방법 및 장치, 리액터의 포화점 데이터베이스를 산출하기 위한 방법 및 장치, 미국특허 등 12건이 특허 등록돼 있으며, 고조파 필터를 제품화해 Wide Range 주파수에 적용이 가능하고, Sine Filter 기술이 적용된 제품을 제공하는 등 중소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전기변환장치 선도기업으로 입지를 굳건히 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큐아이티의 배정환 대표를 만나 경제 불황에도 굴하지 않고 지탱하고 있는 원동력과 경영철학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배정환 ㈜큐아이티 대표가 납품을 준비 중인 자사 샘플실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 정세라 기자
배정환 ㈜큐아이티 대표가 납품을 준비 중인 자사 샘플실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 정세라 기자

오는 4월 10일이면 설립 9주년을 맞는 ‘큐아이티’는 국내·외 경기의 불황에도 사업의 영역을 확장해가며 전기변환장치에 대한 ‘자사 브랜드 사업’은 물론 연구개발 및 용역, ODM 등 개발 호조로 설립 연평균 40%에 달하는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자사가 처음부터 상승기록세를 나타낸 것은 아니었다. 기본적으로 설립 당시 갖고 있던 지향점, 단기·중기·장기로 구분된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세우긴 했지만 사업 초기에는 일단 먹고 살아야하니 ‘외주개발(ODM, Original Development Manufacturing)’ 위주로 생산·경영을 해나갔다. 그리고 매년 순차적으로 중·장기 사업계획으로 사업영역 확대에 중안점을 맞췄다.”

◆ '큐아이티' 알리기 위해 '전자·전력 전시회'서 '맨 땅에 헤딩'…외주개발에 주력
배정환 대표의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즉 사업계획을 들여다보면 아주 간단했다. 단기적 사업계획으로 ‘캐시 플로우(자금 흐름)’를 잡아야한다고 생각한 배 대표는 연구개발·외주용역 개발로 인한 ‘경력’이 쌓이는 것에 중점을 뒀다.

“외주개발 또한 우리가 누군지 알리는 게 급선무 아닌가.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국내·외 전시회’ 참가였다. 전기산업진흥회에서 주관하는 ‘SIEF(Seoul International Electric Fair) 전시회’에 설립연도부터 지속적으로 참가해 자사 브랜드를 알리는데 힘을 쏟았다. 첫 해에는 간단한 회사소개서(보유 기술력)가 쓰여진 판넬 두 개와 직원도 없이 나 혼자 작은 회사 부스에 우두커니 앉아있었다. 하지만 한 해, 한 해 참가할 때마다 자사의 우수한 기술 판넬과 제품 모형들이 늘어나 4-5년쯤 됐을 때는 부스 네 개로도 부족할 정도로 국내·외 바이어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해마다 국내·외 전시회에 참가하다보니 무엇보다 회사 성장을 위한 ‘홍보’에 탁월한 효과가 있었다. 국내·외 전시회에 함께 참가한 타 기업들도 우리에겐 고객이기 때문에 회사와 대표인 나를 알리면서 기존에 알고 있던 지인들로부터 조금씩 주문 의뢰가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다. 매년 전시회에 참가한다는 근면성과 점점 신제품들이 늘어나는 걸 보는 주변 기업들에게 ‘큐아이티’의 신뢰도는 차츰 쌓이게 됐다. 이에 그치지 않고 2015년부터는 중국, 인도네시아, 독일 등의 전시회에도 참가해 ‘큐아이티’의 인지도를 해외영역까지 전파하는데 주력했다”고 배 대표는 설명했다.

그렇게 ‘큐아이티’를 업계에 각인시키고 외주개발 제품들이 쌓이면서 내딛은 두 번째 도약은 바로 특허와 국책과제였다. 아무리 개발한 제품들이 많아도 그것은 외부에서 의뢰한 발주제품이기 때문에 ‘큐아이티’만의 자체적 기술력을 알리기엔 한계의 벽에 부딪혔다고 배 대표는 강조했다.

“초창기에는 먹고 살기 위해 외주개발에 중점을 두어 제품 가지 수를 늘여가다 보니 내세울 만한 대외적인 것들이 있어야한다는 필요성을 감지했다. 중소기업에 대한 거래처의 요구사항은 ‘특허’와 ‘브랜드’, 정부나 기관에서 주는 ‘수상경력’이었다. 그렇게 시작한 것이 정부과제 R&D(Research and Development)였다.”

‘큐아이티’는 ▲100kVA급 UPS용 스마트 전력관리 핵심 반도체 및 모듈개발 ▲배터리 뱅크용 지능형 양방향 다중접속형 10kW급 DC/DC컨버터 개발 ▲60kW급 에너지저장 시스템을 위한 지능형 에너지 전력반도체 IC개발 ▲100A급 Power Inductor의 flux saturation tester 개발 ▲3-레벨 인버터를 이용한 ESS의 필터 설계 및 제어 알고리즘 개발 ▲중소기업 수출형 개발도상국용 MG 시스템 실증 및 비즈니스 모델 개발 ▲자기진단기능을 갖는 초고압 GIS용 광신호처리형 아크탐지 장치 개발 ▲1700V/250A급 저손실 FULL-SiC Half-bridge Power Module 개발 ▲아크신호 검출을 통한 아크제거 시스템 구축 및 관련 안전기준제정 ▲지능형 기반 70kW 변전기기 디지털 연결망 플랫폼 연계 상태감지제어 ▲Seamless기능을 갖는 50kW급 하이브리드형 PCS개발 등 11가지의 국책과제를 수행했다.

이외에도 ▲리액터 포화여부 판단 방법 및 장치 ▲리액터의 포화점 데이터베이스를 산출하기 위한 방법 및 장치 ▲제어가능한 고조파 전원 입력 방법 및 장치 ▲배터리 뱅크의 온라인 수명 모니터링 방법 및 장치 ▲부하 임피던스 보상 방법 및 장치 ▲전력변환기의 공진 주파수 추종 운전 방법 및 장치 ▲인버터 시스템에서 DC링크 리플 감소를 위한 태양 전지 전원의 인터리브 제어 방법 및 장치 등 12가지의 특허 및 상표등록이 이뤄지고, 중소기업청 주관 ‘전국대회 슈퍼스타 V 실전창업리즈 장려상’, 산업통상자원부 주관 ‘전기기기 발전공헌 장관상’, 중소벤처기업부 주관 ‘전기기기 발전공헌 장관상’,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 주관 ‘자랑스런 기업인상’ 등의 수상경력까지 더해져 업계에서의 입지를 굳건히 해나갔다.

'㈜큐아이티'가 그간 받아온 특허증과 정부기관 수상 내역. /사진 = 정세라 기자
'㈜큐아이티'가 그간 받아온 특허증과 정부기관 수상 내역. /사진 = 정세라 기자
'㈜큐아이티'의 대표 브랜드 제품인 'HiVert'의 업체 납품 전 최종 시스템 검사가 진행 중이다. /사진 = 정세라 기자
'㈜큐아이티'의 대표 브랜드 제품인 'HiVert'의 업체 납품 전 최종 시스템 검사가 진행 중이다. /사진 = 정세라 기자
납품을 기다리고 있는 '㈜큐아이티'의 'HiVert'. /사진 = 정세라 기자
납품을 기다리고 있는 '㈜큐아이티'의 'HiVert'. /사진 = 정세라 기자

◆ '큐아이티' 고유 브랜드 제품 개발에 '박차'
이렇듯 단기와 중기 사업계획의 수확물이 조금씩 열매를 맺자 배정환 대표는 사업초기 경영 비전을 뒀던 장기적 사업계획인 ‘자사 브랜드’ 런칭에도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특허라는 것이 회사의 먹거리를 지키고, 사업영역을 지키는 자산이지만 타 기업이 기술 등을 응용 할 수 있는 ‘동전의 양면성’과 위험성도 동반된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들은 오히려 정말 중요한 기술들은 내재화 시킨다. 그런 기업비밀, ‘know-how’가 기업을, 업계 대표주자로 우뚝 서게 만들곤 하는데 ‘큐아이티’의 그것은 바로 ‘HiVert’이다.

‘HiVert’는 고압/고주파 전원장치 응용되는 특수전원장치로써 반도체 장비 안에서 발생되는 플라즈마를 활용하며, 동급 제품대비 고효율을 구현해 ‘수냉’이 아닌 ‘공냉’으로 냉각이 가능하게끔 제품화가 되어 있다. 전압증폭을 위해 일반변압기가 아닌 전압증폭을 이용한 것도 특화된 부분이다.

“자사가 외주생산으로 인해 제품화에 성공한 것으로 SK하이닉스, 삼성전자에도 납품하며 최종 앤드유저로 활용되고 있다. 특화 제품을 만들었기 때문에 ‘시리즈화’로 이을 계획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용량의 다양화를 꾀해야겠고, 시장이 요구하는 다양한 기능도 반영해 앞으로도 깊이있는 신제품·신기술 연구에 땀을 흘리는데 아끼지 않겠다”고 배 대표는 각오를 피력했다.

‘큐아이티’의 두 번째 ‘자사 브랜드’ 제품으로 광 신호 검출형 ‘아크(Arc) 탐지 시스템’도 꼽을 수 있다. 중전기기의 PD(Partial Discharge) 검출을 위한 장비로써 Analog 신호처리용 RTU(Remote Terminal Unit)로 활용되며, 32CH/1RACK 신호 처리 성능, 1SLOT(8CH)당 각각 개별 ID 부여, ETHERNET·RS485 통신접속, 아크 파형(50KHZ SAMPLING) 검출, 병렬 확대(SLOT 당 별도 ID)등이 가능한 제품으로 현대일렉트릭에 납품하고 있다.

“지난해는 회사의 내실을 다지는 해였다. 회사의 질적 성장을 위해 ISO 9001, ISO 14001의 인증 취득을 완료하고, 현대일렉트릭와 협력업체로도 계약했다. 그 결과 현대일렉트릭이 수주하게 될 호주, 유럽의 변전소들에 이미 GIS 검증이 완료된 ‘아크 탐지 시스템’이 납품될 예정이다. 올해도 문제없을 것 같다. 평범한 아이템은 경기를 탈 수 있으나 발주자 위주로 제품 개발을 하다보면 경영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아울러 의료기기용 장비로 ‘심혈관 스탬프 시술’ 기구도 서울대학교와의 협업을 통해 분당 서울대 병원으로 납품하고 있다. 서울대의 기술을 큐아이티가 양산해 혈관 방향에 따라 무접촉으로 휠 수 있도록 하는 기술 장비를 수주해서 진행 중에 있다고 한다.

“인버터 기술·전력생산 기술을 갖고 있지만 초창기 응용 분야에 대한 경험을 통해 다른 영역의 전력·테두리를 벗어나는 아이템도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4-5년 후 큐아이티의 먹거리로써 발전될 수 있도록 연구소의 불빛을 끄지 않고 있다.”

배정환 큐아이티 대표가 본사 지하 생산공장 앞에서 포부를 밝히며 수줍게 웃고 있다. /사진 = 정세라 기자
배정환 큐아이티 대표가 본사 지하 생산공장 앞에서 포부를 밝히며 수줍게 웃고 있다. /사진 = 정세라 기자

◆ 사내 각 부서 균형있는 연구·개발에 힘써…'다니고 싶은 회사' 가치 실현
전력·전자기술을 기반으로 고객이 원하는 사양의 제품을 개발·양산·판매하며, 수동소자인 리액터 캐패시터 등을 활용한 중전기기용 파워 필터의 개발·판매를 목적으로 특화 시장에 대한 사업화를 진행하며 전력·전자기술을 기반으로 DC/DC 및 DC/AC Converter 제품의 개발·판매하는 ‘큐아이티’의 장기적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는 ‘자사 브랜드’에 대한 판매 확대를 들 수 있다.

“브랜드 사업이 활발해지면 공장과 영업부가 바빠진다. 자사 브랜드의 제품을 영업부가 판매하고, 수주된 제품을 공장이 생산해낸다. 그렇게 되면 연구소의 어깨는 가벼워질지도 모르겠으나 회사는 ‘동고동락’ 하는 것 아니겠나. 아직까지도 초기단계에 지나지 않으니 개발을 위한 연구소의 부담이 클 것으로 본다. 우리 연구소 직원들을 믿는다. 안일한 생각을 버리고 늘 도전을 멈추지 않는 것이 경영자가 가져야 할 경영철칙이라고 생각한다.”

배 대표는 ‘자사 브랜드’ 사업에 대한 자신감을 갖고 있다. 어느 정도 회사 규모가 커지면 안주해버리는 사람들이 많다. 규모에 따라 가져야 할 시각은 분명 달라져야하겠지만 기본적인 가치관은 유지해야하지 않나 생각한다. ‘누구나 다니고 싶은 회사’, ‘직원들이 자랑스러워 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드는 것이 나의 궁극적 비전이다. 기업이 추구하는 이윤 창출, 즉 매출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것을 이룩해내는 ‘사람’이지 않나. 나와 같은 것을 추구하는, 가치를 ‘가치’ 있게 생각하는 사람과 함께 재미있게 회사를 이끌어나가는 것이 나의 가장 근본적이고 소소한 목표이다”라고 배 대표는 강조했다.

2020년 세계적 경제 불황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신종 ‘코로나19’ 바이러스로 더욱 악화된 시장경제가 ‘큐아이티’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했던 것은 오산인 듯하다. 배정환 대표의 총명한 눈빛과 신망 넘치는 중저음의 목소리는 아마 그전에도 그를 알았던 사람이라면 2012년 설립 초기의 패기가 그대로 담겨있다 생각할 지도 모르겠다.

전자·전력분야 업계에서 작지만 강한 기업을 추구하는 배정환 대표의 강한 의지에서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선구자들의 공통점을 보았다. 이 모습이 어려운 시기, 어깨를 움츠리며 보폭을 줄이는 다른 중소기업 경영자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는 것을 기자는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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